헬멧을 처음 써보면 볼이 눌리는 제품은 작게 느껴지고, 편하게 들어가는 제품은 잘 맞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새 헬멧이 너무 편하게 들어간다면 몇 달 뒤 내피가 눌렸을 때 헐거워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볼이 눌린다고 무조건 작은 것도 아닙니다.
헬멧 사이즈는 머리둘레 숫자로 후보를 고른 뒤, 머리 형태와 실제 착용 상태를 확인해 결정해야 합니다.
머리둘레는 어디를 재야 할까
줄자를 눈썹 위 약 2~3cm 지점에 놓고, 귀 위쪽과 뒤통수에서 가장 튀어나온 부분을 지나도록 수평으로 둘러 측정합니다.
줄자가 처지거나 비스듬해지면 실제보다 크게 측정될 수 있습니다. 두세 번 재서 가장 일관된 값을 기준으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머리카락을 과하게 누를 필요는 없지만 두꺼운 모자나 바라클라바를 쓴 상태로 측정해서는 안 됩니다.
측정한 둘레를 제조사의 사이즈표와 비교하면 일차적인 후보가 나옵니다. 다만 같은 58cm라도 브랜드와 모델에 따라 M이 맞을 수도 있고 L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사이즈표는 출발점일 뿐이다
헬멧은 모자와 달리 머리둘레만으로 정확한 사이즈를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사람의 머리는 위에서 봤을 때 앞뒤로 긴 형태, 비교적 둥근 형태, 그 중간 형태로 나뉩니다. 헬멧의 내부 형상과 머리 형태가 맞지 않으면 둘레가 맞아도 특정 부위만 심하게 눌릴 수 있습니다.
이마와 뒤통수가 아픈데 좌우는 헐겁다면 헬멧이 머리 형태와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관자놀이 양쪽만 강하게 눌린다면 내부 폭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단순히 한 사이즈를 키우면 압박 부위는 편해지지만 헬멧 전체가 헐거워질 수 있습니다. 먼저 같은 사이즈의 다른 모델이나 다른 내부 형상을 착용해 보는 편이 낫습니다.
새 헬멧은 어느 정도로 조여야 할까
새 헬멧은 머리 전체를 빈틈없이 감싸되 통증을 만들지 않아야 합니다.
풀페이스 헬멧은 볼 패드가 양쪽 볼을 밀어 올릴 정도로 닿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입을 움직일 때 볼 안쪽이 살짝 씹힐 듯한 느낌이 날 수 있지만, 짧게 착용했는데도 얼굴이 저리거나 턱을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라면 지나치게 작은 상태일 수 있습니다.
머리 위쪽은 한 점만 강하게 누르는 느낌보다 전체적으로 고르게 압박되는 것이 좋습니다.
매장에서 잠깐 썼을 때 괜찮다고 바로 결정하지 말고, 가능하다면 15분 이상 착용해 이마·관자놀이·뒤통수에 통증이나 열점이 생기는지 확인합니다.
헬멧을 잡고 머리를 움직여 보자
턱끈을 정상적으로 조인 상태에서 헬멧 양옆을 잡고 좌우로 움직여 봅니다.
잘 맞는 헬멧은 쉘을 움직일 때 두피와 얼굴 피부가 함께 움직입니다. 머리는 그대로인데 헬멧만 크게 돌아간다면 사이즈가 크거나 머리 형태가 맞지 않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헬멧을 쓴 채 고개를 좌우로 빠르게 돌렸을 때 뒤늦게 따라오거나 흔들리는 느낌이 있어도 너무 큰 사이즈를 의심해야 합니다.
뒤쪽을 잡고 앞쪽으로 밀거나 턱 부분을 위로 들어 올렸을 때 쉽게 벗겨질 듯 움직이는지도 확인합니다.
볼 패드 압박과 머리 통증은 구분해야 한다
새 헬멧의 볼 패드는 사용하면서 어느 정도 눌릴 수 있습니다. 볼이 단단하게 잡히지만 머리 위쪽에 통증이 없다면 내피 두께 조절로 맞출 수 있는 제품도 있습니다.
반면 이마, 관자놀이, 정수리처럼 단단한 두개골 부위에 통증이 생긴다면 기다리면 무조건 편해진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볼 패드를 얇게 바꾸는 것과 헬멧 자체의 머리 형상을 바꾸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교체용 내피가 제공되는 모델이라도 조절 가능한 범위는 제조사마다 다릅니다.
안경과 블루투스 장착 여부도 확인하자
평소 안경을 쓴다면 반드시 안경을 착용한 상태로 헬멧을 확인해야 합니다.
안경 다리가 관자놀이를 누르거나 렌즈 위치가 틀어지는 제품은 장거리 주행에서 불편이 커집니다. 안경 홈이 있더라도 안경테의 두께와 형태에 따라 착용감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 인터콤을 장착할 예정이라면 스피커 공간도 살펴봐야 합니다. 스피커가 귀에 직접 닿거나 압박하면 짧은 거리에서는 괜찮아도 장시간 주행 시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살 때 특히 확인할 것
온라인 구매는 가격 비교가 쉽지만 머리 형태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브랜드를 사용했더라도 모델이 바뀌면 내부 형상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기존 사이즈를 그대로 주문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구매 전 다음 항목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 해당 모델의 공식 사이즈표
- 내피와 볼 패드의 교체 가능 여부
- 사이즈 교환 조건
- 보호필름 제거 전 착용 테스트 가능 여부
- 국내 유통 제품의 안전 관련 표시와 인증정보
- 제조일과 장기간 보관 여부
반품 조건이 까다로운 제품이라면 오프라인에서 같은 모델을 먼저 착용해 본 뒤 주문하는 것이 실패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사이즈 선택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머리둘레는 헬멧 사이즈를 찾기 위한 시작점이고, 최종 선택은 실제 착용감으로 해야 합니다.
머리 전체가 고르게 잡히고, 헬멧을 움직였을 때 피부가 함께 움직이며, 일정 시간 착용해도 특정 부위에 통증이 없어야 합니다.
볼이 조금 눌린다는 이유만으로 큰 사이즈를 고르면 내피가 길든 뒤 헬멧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두통이나 저림을 참고 적응하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헬멧은 디자인이나 브랜드보다 내 머리에 정확히 맞는지가 먼저입니다. 가능하다면 매장에서 충분히 착용해 보고, 턱끈까지 정상적으로 조인 상태에서 흔들림과 압박 부위를 확인한 뒤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이즈가 잘 맞더라도 오래 사용한 헬멧은 상태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사용 기간과 충격 여부에 따른 헬멧 교체 시점은 ‘바이크 헬멧 교체 주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